사색의 향기(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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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거나...
도망치거나 방관하거나 부딪쳐보거나 인간에게는 세 가지 선택밖에 없다 도망치거나 방관하거나 부딪쳐보는 것. - 영화, '기쁨의 도시'에서 -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순리대로 그냥 가는 게 인생이라면 편할 텐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택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일들과 만납니다. 때로 도망치고 싶고, 때로 모른 체 넘기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럴 수만은 없을 때, 그것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될 때 일단 부딪쳐보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아픔이 따르고 상처가 남아도 두고두고 미련이나 후회는 없을 테니까요.
2008.12.16 -
가슴으로 낳은 아이
뻐꾸기가 제 알을 붉은 머리 오목눈이 둥지에 넣으면 오목눈이는 제 알인 줄 알고 품고, 알에서 깨어난 저보다 몸집이 큰 어린 뻐꾸기에게 정성껏 먹이를 물어다 주며 키워낸다. 자연의 섭리이긴 하지만 오목눈이에 대한 안쓰러움과 어미 뻐꾸기에 대한 얄미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나 남의 둥지에 자식을 맡긴 어미 뻐꾸기의 마음이 편할 리는 없을 터, 먼발치서 오목눈이의 둥지를 맴도는 것을 보면 모성의 본능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눈이 파란 양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뻐꾸기가 제 자식을 남의 품에 맡기고 애달파하듯 우리도 그렇지는 않나 생각해본다. 그러나 우리의 고정된 생각도 점차 바뀌어 가는지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고, 보듬어 안고 행복하게 웃음을 짓는 얼굴들을 보며 그들의 깨인 사고와 넓은 사랑..
2008.12.12 -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행복이란 넘치는 것과 부족한 것의 중간쯤에 있는 조그마한 역이다. 사람들은 너무 빨리 지나치기 때문에 이 작은 역을 못보고 지나간다. - C.폴록 - 내가 지금 얼마나 충분히 가졌는지 그리고 얼마나 행복한지 우리는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내가 가진 것과 남과 비교하고 남의 것이 더 커 보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행복은 내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게서 온다는 것을, 지금 이순간이 바로 행복이라는 것을 늦게야 깨닫곤 합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함. 중용이 최선임을 오늘도 배웁니다.
2008.12.08 -
이런 날 있으세요?
밥 한 공기를 뚝딱했는데도 등 뒤에 구멍이 났는지 속이 허해 밤새 누가 내 장기들을 쑥 뽑아 갔나봐 속이 텅텅 비어서는 내 목소리도 울리겠어 혀는 입천장에 붙어서 쉽게 떨어지지 않고 목구멍도 자꾸자꾸 오그라들어 가슴팍에 젓가락으로 구멍 몇 개 숭숭 뚫어놓고 진짜 빠르게 뛰면 좀 나아지려나 - 김민숙 님, '이런 날 있으세요?' 에서 -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날, 가슴이 허한 날, 나를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것을 찾아 가는 것이 삶이겠지요. 오늘은 나를 꽉 채우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12.05 -
여행은 생각의 산파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중에서' - 우리가 낯선 곳을 가끔 가려고 애쓰는 이유는 새로운 생각을 태어나게 하기 위한 노력인가봅니다. 어쩐지 자꾸 떠나고 싶었습니다.
2008.12.01 -
안과 밖이 조화를 이루는 인생
외부를 바라보는 자는 꿈을 꾸고 내부를 바라보는 자는 깨어난다. - 칼 융 - 늘 동경하고 꿈을 꾸며 그것을 향해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보며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사람. 그중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하는 사람일까요. 산다는 것은 내 자신에게만 갇혀있을 수도, 밖으로만 향할 수도 없는 일, 안과 밖이 조화를 이루며 가는 것이 인생이겠지요.
200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