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2009. 8. 28. 08:34사색의 향기


당나귀는 큰 귀로 구별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긴 혀로 구별하라고 했다.
인간에게 귀를 준 것은 남의 말을 경청하라는 뜻이고
입을 준 것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라는 뜻일 것이다.

인간은 귀로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들은 것과 본 것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들은 대로, 본 대로 남에게 말한다고 해도
상대의 형편에 따라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하물며 보태고,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빼고 말하는 습성으로 인하여
서로 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화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말하고 싶어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오죽이나 말하고 싶었으면
이발사가 숲에 대고 외쳤을까.

발설하고 싶은 욕망은 어쩌면 신처럼 완벽하지 못한
인간의 한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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