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스승의 날... 여러가지 생각이 엄청나게 뒤엉켜있네...

2015. 5. 15. 11:46Small-talk

오늘은 스스의 날이지만
올 해도 작년처럼 완전 일상과 똑같은 일과를 진행한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모습을 원했던거였는데...   정말 아무렇지않게 지나가는 건 아직 시기상조인듯 하다.


옆 교무실에서 울려퍼지는 스승의날 노래 합창...   참 쑥스럽고 낯 부그러워지는 상황이구나 싶다.

나는 이상하게 '스승'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낯이 붉어진다. 교단에 들어서는 첫 해부터 그랬다.  뭐 그때야 나이가 어리고

교직 경력이 적어서이겠거니 했지만  그때로부터 어언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스승'이라는 단어에 낯이 붉어지고 만다.

스스로 스승은 무슨...  커다란 가르침을 준 적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과연 내가 그럴 수 있을지 자신도 없고...

불과 몇 년 전가지만 하더라도 스승의 날, 수업 안하고 행사를 하면서 보내던 때가 있었지. 그때 난 교실에 올라가지 않았었다.

칠판에 스승의 은혜, 감사 어쩌고 저쩌고, 사랑한다, 샘 짱....   이런 낙서들이 도배를 하고 있고 풍선들로 예쁘게 꾸며진 교실을 

무덤덤하게 들어설 자신이 없어서...  어색하고 난처하고 그리고 쑥스럽고...

이런 설명에도 실망하는 아이들을 보면 후회를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휑하다. 그리고 일상의 일과를 시작한다.  마음의 부담이 없어 좋다. 몇 몇 아이들은 편지와 함께 꽃이나 초콜렛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이건 끝끝내 거절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래도 그  사이에 끼워진 편지를 열어 읽어내려갈 때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는....  


잠시 빈 시간에 인터넷을 두드려봤다. 스승의 날 관련 기사글이 몇 개씩 눈에 쉽게 들어온다. 읽지 말았어야 하는건데...  뒤늦은 후회...

요즘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는 글, 존경 받는 스승이 없다는 글...  그리고 그 글의 댓글들 중에 보이는 짧지만 강력한 네 글자...  '자업자득'  ㅠㅠ

 


휴...  어쨌든 오늘은 참 힘들다.